내가 본 책.14
제목 : 장길산 3
출판사 : 창비
저자 : 황석영
분량 : 319쪽
분야 : 대하소설
발매일 : 1995.07.20
완독일 : 2024.11.30
길산이 봉순이와 혼인을 하게 되었는데,
갑송이도 덩달아서 도화와 장가를 들겠다고 설쳐대어,
된목이골에서는 아예 잘된 노릇이라고
쌀 다섯 섬과 상목 열 필을 비용으로 보내주었다.
황석영 작가의 <장길산 3>을 읽었습니다.
2권에 이어 길산의 번뇌와 방황을 보여줍니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고난과 더불어 고뇌가 필수입니다. 번데기가 자신의 살을 찢고 나와 나비가 되기 위해서 고통을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묘옥과 안쓰러운 봉순이 사이에서의 갈등. 친부를 찾고 싶은 마음과 양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 이 세상의 부조리를 깨부수고 싶은 마음과 힘이 없는 현실. 그 사이에서 계속해서 갈등하고 번뇌하는 길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3권에서의 이야기는 크게 3갈래입니다. 길산이 방황하며 번뇌하는 이야기, 묘옥의 방랑과 경순의 몰락 그리고 달근과 황회의 화적으로의 변모.
비승비속
2권에이어 비승비속의 내용이 계속됩니다. 길산은 마음에도 없는 봉순이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갑송이도 길산을 따라 도화와 결혼을 하는데, 도화는 갑송이와 결혼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내 바람을 핍니다.
박대근과 김기, 장길산,이갑송,우대용,마감동,오만석,강선흥은 의형제를 맺습니다. 세상을 위해 큰 일을 하는 주축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길산은 수도행을 명목으로 금강산으로 친부를 찾으러 떠납니다. 떠나기 전 길산은 풍열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습니다. 유마거사. 중생이 병을 앓으면 보살도 함께 아프고, 중생이 옥에 갇힐 때면 보살도 함께 옥에 있으며, 중생이 지옥의 고초를 겪으면 보살도 중생과 더불어 지옥에 따라가 고초를 겪어야 한다는 가르침. 가장 큰 것은 성불이 아니요 중생과의 사랑이라는 가르침. 군림하는 자가 아닌 민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웅으로 나아가라는 스님의 가르침입니다. 주인공인 길산의 앞으로의 행보가 이와 같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길산은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에 도둑질을 하는 강말득과 옥춘을 만나고 최만상과 정학을 만납니다. 최만상은 최승의 서자로 의술을 가진 사람입니다. 신복동과 교분이 두터운 이복형인 최만준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하나 길산에의해 구해집니다. 정학은 고성사람으로 최만상의 처남입니다. 힘이 장사로 길산과 금강산까지 동행을 합니다.
제2부
대소두령
길산이 죽은줄로만 알고 고달근네 사당패로 들어간 묘옥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주에서 이도장이라 불리는 이경순이 묘옥에게 반해있습니다. 이경순은 천출이나 도자기를 팔아 꽤 큰 부를 축적한 사람으로 양인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 이경순에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후사가 없다는 점. 그리고 그런 이경순의 눈에 묘옥이 들어왔고 자신의 후사를 이어줄 여자로 점찍습니다. 이경순. 이 인물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주인공인 장길산 보다도 더욱 매력적인 인물인 것 같습니다. 사랑때문에 자신이 평생을 이루어 논 부와, 자신의 가족을 한순간에 잃어버립니다. 다음 권에서 이경순의 행보가 궁굼합니다. 묘옥을 강제로 취할 수 있으나 이경순은 묘옥이 길산을 잊지 못하는 것을 알고 계속해서 기다립니다. 심지어 안성에서 당진으로 나가는 출행에도 동행합니다. 이것이 파국의 시작인 줄도 모른채.
당진의 패운포의 주상 유치옥의 아들 유필준과 갈등을 겪고 고달근패는 풍지박살이 납니다. 대다수의 거사와 사당들이 잡혀가고 매맞아 죽습니다. 이경순도 묘옥을 구하러 유필준의 집에 들어가 유필준을 때려눕히고 묘옥을 대리고 여주로 도망갑니다. 이경순 이 사람은 한편으로는 좋은 사람의 면모를 보이나 한편으로는 그 다혈질적인 성격 때문에 스스로 화를 부르고 주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합니다. 그럼에도 그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지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로멘티스트이나 크나큰 화를 부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경순에게 우호적이었던 이방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묘옥을 근처에 두다가 재물에 눈이 먼 이방의 배신으로인해 모든 재산이 몰수당하고 부인까지 죽게 됩니다. 참으로 어리석고도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그만큼 묘옥이 매력적인 여인이라는 것이겠지요.
수모를 당한 고달은은 우연치않게 황회와 복만이네 식구들(큰쇠패)을 만나서 유치옥의 집을 습격해서 재물을 나누어 가져갑니다. 그리고 고달근은 꾀를 내어 큰쇠패를 미끼로 황회와 무사히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고달근은 황회와 천마산 노적사의 정원태라는 스님을 찾아가고 그곳의 동작나루패 복만이와 의기투합합니다. 복만이는 솔부리골의 두령으로 고달근과 황회는 각각 좌우 두령으로 행세합니다. 그러나 고달근의 그 욱하는 성격과 제멋대로인 성정으로 인해 곳 세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일어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제일 궁굼한 것은 길산과 묘옥은 과연 만날 것인가. 모든 것을 잃은 경순은 온전할 것인가 세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길산과 묘옥이 종국에는 못만나는게 그 안타까움을 배가시키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주요 등장인물
이경순 - 여주의 도장. 재리에 밝아 부를 읽구었으나 묘옥에게 반해 재산도 조강지처도 잃고 몰락한다.
강말득 - 뜀박질이 빠름.옥춘의 오빠
옥춘 - 장길산의 보따리를 훔치는 도둑. 강말득의 여동생
황회 - 고달근과 함께 유치옥의 집을 습격하는 사당패
최만상 - 최승의 서자. 의술을 배움. 신복동과 교분이 두터운 이복형 최만준에 의해 죽임을 당할뻔 하나 길산에게 구해짐
정학 - 고성사람. 장사. 최만상의 처남
유치옥 - 당진 채운포의 주상. 유필준의 아버지
유필준 - 유치옥의 아들. 당진에서 부족함이 없이 자라 안하무인이다.
정원태 - 삭발하지 않은 장발승. 천마산의 노적사 스님.
복만이 - 솔부리골 동작나루패의 두령.
묘정스님 - 길산의 친부 보의 단서를 가진 보경스님의 상좌스님. 여환스님과 동문
깨달음을 위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을 행하는 중에 깃들인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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