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책.1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완독하기 여섯번째]
제목 : 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출판사 : 민음사
저자 : 마크 트웨인 (Mark Twain)
분량 : 614쪽
분야 : 미국문학
발매일 : 1998.08.05
완독일 : 2024.11.14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마 나에 대해 잘 모를 겁니다.첫문장
마크 트웨인 작가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보면 그 두께가 상당하기 때문에 쉽사리 읽어야겠다는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책을 펼치게 되면 걱정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집니다. 책의 주인공인 허클베리 핀이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자서전을 쓰는 형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글이 쓰여져 있어서 정말 옛날얘기를 듣는 것처럼 가볍게 읽힙니다.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인 <톰 소여의 모험>과도 연결점이 있고 후속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에 '모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동문학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제목과는 다르게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동학대라던지, 어린 청소년이 흡연하는 장면 등등...... 어쩌면 눈쌀이 찌푸려지고 불편하게 느껴질 내용들도 잠깐잠깐씩 나옵니다.
미국문학의 셰익스피어
마크 트웨인은 미국문학의 셰익스피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굉장히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도 그와 비견될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제 낮은 식견으로는 어떤 점에서 대단한 것인지 가르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같은 고전들은 그 명성때문에 그저 '읽을'뿐입니다. 사실 문학에서 무었인가 삶에 있어서 중대한 깨달음이나 그와 비슷한 무엇이라도 얻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저 읽고 '느낄'뿐입니다. 작품해석의 말을 빌리면 마크 트웨인은 당시대의 작가로서 당시대의 미국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 책을 썻다고 합니다. 책의 내용에는 빈민,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 아동학대, 살인, 사기, 부랑자, 노예 등등 어두운 이면들이 등장합니다. 당장 주인공인 허클베리 핀만해도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교육받지 못한 빈민이고 또 다른 주인공인 짐은 흑인 노예에 떠돌이 범죄자 신분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시 미국사회에 중요했던 청교도 정신과 기독교 윤리를 정면으로 비판합니다. 작품 안에서 주인공인 허클베리 핀은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심지어는 <지옥에 간다>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천국에 대해서는 그곳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짐은 부두교의 주술사가 생각날 만큼 여러 미신을 맹종합니다. 그러니 그 당시 미국사회에서 이 책을 바라볼 때 곱지않은 시선으로 봤을 것이 당연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약간은 거친 언어와 표현방식으로 종교적 모순과 노예제도를 비판합니다. 오히려 허클베리 핀은 짐과의 여행을 통해 개개인의 양심에 따른 올바른 행동에 대한 각성을 보여주고 짐을 노예가 아닌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식을 하게 됩니다.
참다운 양심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경험에 따른 양심의 성장입니다. 허클베리 핀은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어린 아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딘가 속박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옷을 정갈하게 입는것도 힘들어 합니다. 친구인 톰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며 톰의 생각대로 심한 장난을 치면서 다닙니다. 자신은 못 배웠고, 톰은 똑똑하다는게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허클베리 핀은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허클베리 핀이 심한 짓을 하고 다닐 때 눈살이 찌푸려지며 '뭐 이런 놈이 다있나' 생각이 들다가도 허클베리 핀의 배경적 상황과 심성때문에 마음이 누그러지고 넘어 갑니다.(오히려 톰이 읽는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히 짜증을 느끼는 진상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위험을 걱정하고, 능수능란했던 자신의 거짓말에 곤혹을 겪는 사람을 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동점심을 가지게 됩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옳지 않은 것인지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저 미시시피 강을 따라가는 험난한 모험을 통한 경험으로 깨우칩니다. 작품에는 양심적이지 않은 사람도 많이 등장을 합니다. 허클베리 핀의 아빠나 사기꾼 공작과 왕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이러한 인물들을 등장 시킴으로서 우리는 양심을 가진 사람이니 비양심과 옳지 못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짐의 자유
흑인 노예였던 짐은 결국 자유를 얻습니다. 당시의 시대에 흑인 노예는 사고팔리는 물건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신분인 짐은 주인에게서 탈출합니다. 자유를 찾아 위험을 감수하며 범죄자가 됩니다. 하루도 마음 놓을 날이 없고 들키면 잡혀갑니다. 작품 내내 마음졸이며 살던 짐은 자신의 박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이가 어린 허클베리 핀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합니다. 대신 불침번을 선다던가 허클베리 핀의 의견대로 모험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면서 까지 톰 소여의 생명을 구해줍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자유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짐은 그 가치를 기꺼히 포기하고 잡혀갑니다. 그리고 종국에 짐은 주인의 유언으로 풀려나 자유를 찾는 행복한 결말을 맞습니다. 짐의 고난과 상황, 희생정신을 통해 오히려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심과 자유
두 가치를 합치면 '민주주의' 입니다. 개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개개인의 올바른 양심을 통해 사회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마크 트웨인이 원했던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의 모습은 이러한 자유가 보장되고 양심이 넘처나는 사회가 아니었을까요. 또 책을 읽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머지 사람들보다 앞서 인디언 부락으로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샐리 아줌마가 나를 양자로 삼아 「교양 있는」사람으로 만들려 하고 있고, 나는 그 일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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