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영화

[영화리뷰] 타락천사 / 왕가위

김왕수 2024. 11. 27. 07:18

타락천사 포스터

내가 본 영화.10

[내친김에 왕가위 감독 영화 몰아보기]

제목 : 타락천사(원제 : 墮落天使, Fallen Angels)

감독 : 왕가위

출연 : 여명,이가흔,금성무,양채니,막문위 등

감상일 : 2024.10.12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를 보았습니다. 내용은 중경삼림보다 더욱 어지럽습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돋보입니다. 중경삼림과 느낌이 비슷하지만 조금 더 무겁고 조금 더 감각적입니다. 왕가위 감독 영화 중에 가장 이야기가 덜 중요하고 시각적인게 많이 부각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한눈팔면 영화의 내용이 이해가 안가게 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본래 중경삼림의 3부쯤 되는 영화였다고 합니다.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두 편의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두 영화의 유사성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영화는 홍콩 4대천왕인 여명 배우가 나옵니다. 왕가위 감독은 곽부성 빼고는 4대천왕과 다 작업을 해본 셈입니다. 그리고 잘생김의 끝판왕. 금성무가 나옵니다. 정말 금성무의 외모는 볼때마다 감탄이 나옵니다. 중경삼힘에서도 어마무시 했지만 타락천사에서도 만만치 않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킬러인 황지명(여명)과 그의 사업 파트너(이가흔)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그것의 둘의 첫 만남이라고 하죠. 그리고는 황지명은 파트너 사이에는 사적인 감정이 없어야 한다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독백을 합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영화의 내용이 시작이 됩니다.

황지명은 킬러로 사람을 죽이고 그의 파트너는 그 대신에 어떤 사람이 대상인지, 장소, 일시 모든것을 계획해 줍니다만 두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습니다. 파트너는 황지명에게 마음이 있습니다만 가까이 하면 실증이 날 수도 있어서 가까이 하지 않고 황지명도 상기의 이유 때문에 파트너에게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임무를 수행하던 황지명은 어느 날 위험한 자신의 직업에 염증을 느끼고 킬러 일을 정리하려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 자신에 대해 아는 것 같은 금발머리의 여자(막문위)를 만나게되고 그 둘사이를 오해한 파트너에 의해서 황지명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죽는 대상,시간,장소를 정하는 파트너가 이번엔 황지명을 대상으로 삼았나 봅니다.

중경삼림에 이어 금성무는 하지무 역으로 나옵니다. 이름만 같을 뿐 다른 두 인물 인 것 같습니다. 타락천사의 하지무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다섯살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고 병을 앓아서 벙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무는 밤이되면 셔터가 내려진 남의 가게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셔터를 올리고 자기가 사장인양 장사를(강매를) 시작합니다. 하지무가 물건들을 강매하는 장면은 굉장히 웃깁니다. 그런 그에게 실연당한 여자(양채니)가 등장합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녀를 달래주었지만 어느 순간 강제로 셔터를 올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간 하지무처럼 그녀는 하지무의 마음의 셔터를 강제로 올리고 들어갔죠. 호감을 느껴갈 무렵에 그녀는 홀연히,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영화 말미에는 우연한 계기로 하지무와 파트너가 만나게 됩니다. 파트너는 사랑했던 횡지명을 상실했고, 하지무는 호감을 가졌던 사람과 아버지를 상실했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체온에 기대며 오토바이를 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터널을 나오면 동이 터오는 것같은 푸르스름한 도심속으로 들어갑니다.

영화는 왕가위 영화 답게 허무, 고독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킬러인 것도 그 이유겠죠. 주변에 누구를 둘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 생명을 끝내고 몰려오는 허무함. 강제로 마음에 들어온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을 때 밀려오는 상실감 등 왕가위 감독의 모든 주제와도 맞닿아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그러한 감정들을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화려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다소 불친절하고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155주나 함께 일해온 그녀와 오늘에야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감정이란 것은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리를 유지해 온 것이다. 파트너 사이에는 사적인 감정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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