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책.6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완독하기 네번째]
제목 : 변신•시골의사(넘버링 : 민음사세계문학전집4)
출판사 : 민음사
구매일 : 2015.07.16
완독일 : 2024.10.01
첫문장 :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시골의사》를 읽었습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편을 잘 쓰는 사람들은 정말 천재중의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카프카의 소설은 너무 어렵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일 유명한 변신, 시골의사부터 굴, 학술원에의 보고 등 재미있고 어려운 소설들이 많습니다. 짧은 단편들은 정말 이게 무슨말이야 할 장도로 여러번 읽은 작품도 있습니다. 카프카가 어려운 것은 아직 저의 내공이 깊지 않기 때문이겠죠.
변신은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참 씁쓸합니다. 그레고르가 실제 벌레로 변한 것인지 아니면 일하는 도중에 어떤 장애를 얻어서 가족들에게 벌레취급을 받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되자 가족들은 그를 방에 가두어 놓고 정말 벌레취급 합니다. 그레고르가 여태 고생한 것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은 가족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짐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작품 후반부에는 마치 그레고르의 존재가 가족들의 생계를 핍밥하는 것처럼 그려지고 그레고르의 죽음 이후에는 묘한 해방감 마저 느낍니다. 부모는 무능력하지 않지만 그레고르에게 빌붙습니다. 카프카가 생전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니 작품에 아버지란 존재가 이상하게 나오는게 종종 있습니다. 작품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을 잃은 사람은 벌레와도 같다는 것일까요...
책 속의 단편 중에 《굴》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게 무슨 헛소리를 이렇게 장황하게 해 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작품 내내 걱정을 합니다. 이러면 어떻하지, 저러면 어떻하지 하면서 걱정에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혼잣말로 만담을 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굴이 들킬까 걱정합니다. 그래서 밖에서 관찰도 해보고 이끼로 덮어도 봅니다. 저 굴은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자신의 어떤 모습일까 생각을 해봅니다.
카프카의 책은 읽어보지 않은 사람과 이야기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책인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에 읽었으니 한 십년 뒤 쯤에 한번 더 읽어야 제대로 된 기록을 나름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보세요, 그가 얼마나 비쩍 말랐는지. 그는 벌써 퍽이나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요. 식사가 들어가도 그대로 되나왔지요" 실제로 그레고르의 몸은 아주 납작하게 메말라 있었다, 사람들은 그걸 이제서야 비로소 알아보았다. 이제는 작은 다리들이 받쳐서 몸이 들려 있지 않은데다가 그 밖에 달리 시선을 돌려놓는 것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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