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영화

[영화리뷰] 해피투게더 / 왕가위

김왕수 2024. 11. 24. 09:21

 

해피투게더 포스터

내가 본 영화.2

[양조위 배우 작품 감상하기 두번째]

 

제목 : 해피투게더(원제 : 春光乍洩)

감독 : 왕가위

출연 : 장국영,양조위,장첸 등

 

감상일 : 2024.08.11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를 보았습니다.

몇년 전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해피투게더를 처음 보았을 때엔 양조위가 눈에 들어왔다면 이번에 볼 때엔 장국영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해피투게더는 퀴어영화입니다. 정말 취향이 아니고 왕가위에 장국영, 양조위니까 봤지 아니었으면 쳐다도 안보았을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명확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장국영이 연기한 보영과 양조위가 연기한 아휘가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를 보러 홍콩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날라와서 벌어지는 사소하고 유치한 사랑싸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회와 이별, 극복과 시작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극중 보영은 자유분방합니다. 말이 자유분방이지 그냥 제멋대로 입니다. 제멋대로 찾아왔다가 제멋대로 떠나갑니다. 이 영화에서도 제게는 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간 것도 즉흥적인 것 같습니다. 계획도 없고 그냥 보러 가는 겁니다. 아휘는 그저 따라온 것 뿐입니다. 둘의 관계에서 아휘는 늘 을의 입장입니다. 휘둘리고 끌려다닙니다. 보통은 저렇게 휘둘리는 사람이 지쳐서 먼저 이별을 고하는데 여기에서는 제멋대로인 보영이 먼저 떠나 갑니다.

 

보영은 자기가 먼저 떠나가고도 결국엔 다시 아휘에게 돌아와 다시한번 그를 휘저어 놓습니다. 비에 홀딱 젖어서 날아갈 힘이 없는 새처럼, 심하게 다친 보영은 그렇게 아휘에게 다시 옵니다. 아휘는 그런 보영을 돌봐주며 또 떠나갈까봐 걱정하면서도 행복을 느낌이다. 보영이 아휘를 필요로 하면 아휘는 그제야 살아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휘는 보영에게 집착합니다. 그가 빨리 낫지 않기를 바라며 머나먼 타국에서 이방인인 보영이 떠나가지 못하도록 여권을 숨깁니다. 밥도 먹여주고 담배도 사다줍니다. 차츰 시간이 지나 보영의 몸이 회복되어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될때 아휘의 집착은 극에 달합니다. 그런 집착을 보영은 견디지 못하고 떠나갑니다. 둘 다 미성숙한 사랑입니다.

 

아휘는 또 한번 보영과 헤어진 아픔을 혼자 극복합니다. 대만 친구 장을 만나고, 보영처럼 고독을 느끼며 짧은 만남을 이어갑니다. 그리고는 단절된 가족,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시한번 회복하고자 할때 아휘가 아버지에게 한 말은 "다시 시작하자" 였습니다.

 

아휘는 혼자 이과수폭포에 갑니다. 보영과 함께 가기로 했던 이과수 폭포. 그는 혼자 왔습니다. 독백으로 보영과 함께하지 못해서 슬펐다고는 하지만 그의 표정은 슬픔보다는 후련함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보영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보영은 계속해서 떠나가면서도 아휘를 잊지못해 그가 살았던 집에 다시 찾아가 이과수 폭포가 새겨진 스탠드를 바라봅니다.

 

아휘는 이과수 폭포에 도달했지만 보영은 도달하지 못하고 스탠드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휘는 극복하고 나아가지만 보영은 머물러 있습니다. 사랑의 방식과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이 전혀 반대인게 아이러니 합니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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