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영화.6
[양조위 배우 작품 감상하기 여섯번째]
제목 : 일대종사(一代宗師)
감독 : 왕가위
출연 : 양조위,장쯔이,장첸 등
감상일 : 2024.09.16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보았습니다.
일대종사는 첫 감상입니다. 왕가위 감독 영화답게 영상미가 훌륭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불친절합니다.(그래도 왕가위 감독 영화들 중에서는 제일 보기가 편한 대중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고 멋진 대사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해하기엔 힘이듭니다. 엽문은 양조위 배우가 역할을 맡았고 다른 주인공인 궁이는 장쯔이 배우가 맡았습니다.
일대종사. 영어로는 The Grandmaster. 무술 문파에서 한 시대에 나올까 말까한 위대한 스승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쉽게 고수란 뜻이겠죠. 영화의 제목을 왜 일대종사라고 지었을까. 견자단 배우를 통해서 유명해진 엽문을 생각하면 일대종사라고 할만 하지만 엽문과 함께 등장하는 "궁이"의 비중과 역할을 생각해보면 과연 궁이는 일대종사의 칭호가 붙을만 한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일대종사인 엽문의 일대기와 나래이션과 자막으로 보여주는 일제 침략과 전쟁의 시대상. 중국인이자 중국 땅 내부의 이민자인 홍콩인. 영화는 홍콩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떠돌이. 무언가 상실한 사람들. 상실감에서 오는 쓸쓸함을 엽문과 궁이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항상 고독이 존재합니다. 쓸쓸한 표정과 분위기 감정들이 맴돕니다. 영화에서 엽문은 전쟁으로 집도 잃고 돈도 잃고 고향도 떠납니다. 두 딸도 죽고 아내도 죽습니다. 집과 가족. 모든걸 잃고 타향인 홍콩에서 살아갑니다. 궁이도 아버지를 잃고 문파를 잃고 파혼을 하고 마지막엔 죽음으로 자기 자신도 잃어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는 상실의 감정을 느끼는 두사람의 이야기를 보려주면서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고 양조위와 장쯔이의 표정들로 쓸쓸함이 배가되게 합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엽문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는 실력에 대해 논합니다. 수평과 수직. 지면 수평으로 쓰러지고 서있는 자만 말할 자격 있다고 하면서 폭우속에서 엽문 홀로 싸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첫 장면은 영화의 전체를 이야기 해주는 장면 같습니다. 싸우기 전에는 모두 수직으로 서있다가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수평으로 내지르는 주먹과 발차기. 그걸 맞고 바닥에 쓰러져서 바닥과 수평을 이루게 되고 결국 승자만 수직으로 서있게 됩니다. 빗속의 액션신은 정말 감탄이 나옵니다. 이 씬은 영화 마지막에 눈속에서 홀로 무술을 연마하는 궁이의 장면으로 대조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기차역에서 궁이와 궁이의 아버지를 죽인 마삼과의 대결 장면이 가장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장쯔이의 움직임이 정말 무술을 배운 사람같고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너무 좋습니다. 정말 서늘한 대결을 슬로우를 통해 아름답게 보여주는 장면 입니다.
영화는 무협영화이지만 왕가위 영화 답게 역시 이루어 질 수 없는 씁쓸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궁이의 감정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궁이마저 죽음으로써 모든것을 잃어버린 엽문은 일대종사로써 위대한 스승으로써 정신의 맥을 이어나갑니다.
마지막에 수련을 하는 어린아이는 누가 보아도 이소룡인 것 같습니다. 정말 똑닮은 아역배우에게 역할을 맡긴것 같습니다.
쌉싸름한 영화에 마지막 약간의 단맛을 첨가한 느낌입니다.
<"인생은 바둑처럼 지난 일 안 돌아봐야 해요. 우리사이 응어린 없었소. 있다면 짧은 인연이겠지.">
#양조위 #장쯔이 #장첸 #왕가위 #일대종사 #영화 #영화리뷰 #영화추천 #영화감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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