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 영화

[영화리뷰] 콜 오브 와일드 / 크리스 샌더스

by 김왕수 2025. 1. 26.
반응형

 

내가 본 영화. 20

 

제목 : 콜 오브 와일드

원제 : The Call of the Wild

감독 : 크리스 샌더스

출연 : 해리슨 포드 외

상영시간 : 100분

분야 : 모험

국가 : 미국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 2020.05.14.

 

오랜만에 가볍다고 생각되는 영화를 봤다. 러닝타임도 100분이다. 짧다. 내가 고른 영화는 아니고 가까운 지인 중에 ‘박 선생님‘(진짜 선생님은 아니다. 그저 호칭이다.)이라고 있는데 그분이 추천을 해줘서 봤다. 나는 추천받은 영화는 거의 다 보는 편이다. 내가 고르면 영화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영역을 넓히려면 다양한 추천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박선생님과 팟캐스트를 기획하고 있다. 팟캐스트는 책과 영화를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을 할 예정이다. 재미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 박선생님이 선택한 영화라서 감상했다.(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영화 제목을 듣자마자 한국어로 머릿속에서 번역을 했다. ‘코... 콜 오브... 와일드?? 음... 그거 혹시 야성의 부름 아니야?’라고 대답을 했었다. 맞다고 한다. 내가 아는 그 ‘잭 런던‘의 소설 야성의 부름을 영화로 만든 거라고 한다. 야성의 부름은 민음사세계문학전집 30번이다. 30번이 예전에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였는데 야성의 부름으로 변경되어서 번호를 기억한다.

 

감독은 크리스 샌더스. 주연은 ‘해리슨 포드‘와 cg가 맡았다. 그 ’해리슨 포드‘ 맞다. 지금은 노인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 스타워즈의 ‘한 솔로’와 인디아나 존스시리즈의 ’인디아나 존스 박사‘의 그 해리슨 포드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노년의 연기도 훌륭했다. 따뜻한 노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 듯하다.

 

그리고 크리스 샌더스. 이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바로 네이버의 도움을 받았다. 아! 디즈니와 드림웍스를 거쳐간 감독이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릴로 앤 스티치’, ‘드래곤 길들이기‘ 등의 작품이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들의 목록을 보내 영화가 왜 그랬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영화를 보면서 여러 부분들이 약간은 유치하고 만화적인 연출이 있었는데(비하하는 게 아니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좋아한다.) 애니메이션 감독을 해서 그 방식들을 사용한 것 같았다. 박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원작 책이 더 무거운 분위기인 반면에 영화는 따뜻한 가족영화이기 때문에 가볍고 감동적인 분위기라고 한다. 공감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따뜻한 미국의 남쪽에서 살고 있던 거대한 개 ‘벅’이다. 우연히 개장수에게 잘못 걸려 추운 알래스카로 팔려가고 그곳에서 썰매견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벅 속에 잠재되어 있던 야성이 깨어나고 해리슨 포드와 지도 저 너머로 여행을 가서 비로소 본능을 되찾아 야생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나는 개를 잘 몰라서 벅이 어떤 견종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영화적으로 덩치가 굉장히 크고 힘이 좋은 것으로 나온다. 영화 초반에 벅이 뛰어다니니 온 집이 다 울리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벅의 야성을 억누르는 장치는 두 가지로 보인다. 초반의 평화로운 생활 환경몽둥이다. 평화로운 환경에서는 본능을 일깨울 필요가 없다. 다툼도 사냥도 생존도 먼 일이다. 문득문득 야성이 드러날 때에는 몽둥이로 잠재워 지곤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져서 살고 있던 벅은 사람으로 치자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개의 본능은 주인을 잘 따르는 것 아닌가?)

 

벅의 야성을 깨워주는 것은 3가지로 보인다. 달리기싸움, 늑대다. 알래스카의 혹독한 환경에 내던져진 벅은 썰매개로 일을 하면서 마음껏 달린다. 따뜻한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달리는 것을 통제당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마음껏 달리다보니 자연스레 야성이 깨어난 것으로 보인다. 힘이 좋아서 잘 달리고, 썰매도 잘 끈다. 눈사태가 일어났을 때 벅은 깨어난 야생의 직감으로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끈다. 벅은 여러 활약으로 썰매개 무리의 대장 스피츠 질투를 받고 둘은 싸운다. 벅은 이전에는 싸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스피츠와 싸우면서 야성이 깨어나고 벅은 스피츠를 물어서 무력하게 만든다. 영화 말미에 벅은 늑대 무리를 만나서 비로소 야성이 깨어난다. 늑대 무리에 들어가고 무리의 우두머리까지 된다.

 

영화는 역시 미국의 기술력인지 영화 속에 나오는 풍경만큼은 어마어마하게 좋다. 알래스카의 압도적인 자연을 화면에 잘 담은 것 같다. 아들을 잃은 존(해리슨 포드)과 주인을 잃은 벅이 강압적인 주종관계가 아니라 친구로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도 볼만하다. 다만 원작이 있는 영화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짧은 러닝타임에 처음부터 결말까지 넣으려니 내용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개연성이 떨어지고 영화가 전반적으로 과장된 연출이 있다. 어린이들이 보면 참 재밌게 볼 것 같으나 성인이 보기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다.

 

벅의 상황을 사람으로 치환하면 현대사회의 구성원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시련과 실패, 역경에 부딪힌 사람이 그것을 뛰어넘을 때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그는 굴복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반응형